2024. 5. 26. 01:42ㆍInvestment Story/종목분석
투자를 해오면서 가장 크게 후회한 결정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2020년 테슬라를 전량 매도 한 것과, 2022년 초에 엔비디아를 전량 매도한 것입니다.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질 때 그리고 해당 기업이 강력한 해자를 가지고 있을 때, 그 기업의 성장을 손쉽게 예단하고 걸맞게 밸류에이션하지 못하여서 실패한 투자 사례입니다. 이 두가지 실수를 지속해서 곱씹으며, 앞으로의 투자에서는 비슷한 실수를 번복하지 않길 노력해야겠습니다.
엔비디아는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다시 한번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놀라운 성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오늘 엔비디아의 실적발표를 리뷰해보고 엔비디아에 대한 투자 생각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압도적인 성장세와 견고한 경쟁 우위
엔비디아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2% 증가한 260.4억 달러를 기록하였습니다. 이 중 데이터 센터 매출은 무려 427% 증가한 226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이러한 성장은 기존 H100 GPU의 강력한 수요, 즉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및 오라클과 같은 대규모 클라우드 제공업체나 메타와 테슬라 같은 기업 및 소비자 인터넷 기업 전반에서 급증하는 AI 컴퓨팅 수요에 힘입은 결과입니다.
엔비디아는 2분기 매출 280억 달러라는 긍정적인 가이던스를 제시하였고 이는 시장에서 예상한 268.4억 달러를 크게 상회한 수치입니다. H200과 곧 출시 예정인 Blackwell이 엔비디아의 성장 모멘텀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는 풀스택 AI 플랫폼, 즉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제공 능력에서 비롯합니다. 특히 CUDA 소프트웨어 플랫폼은 엔비디아 GPU 성능을 극대화하고 개발자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경쟁사인 AMD와 인텔은 엔비디아의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을 따라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공격적인 로드맵은 당분간 엔비디아의 우위를 유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AI 경쟁 시대의 최대 수혜자, 엔비디아
엔비디아는 기업간에 치열하게 경쟁하는 AI 기술 경쟁에서 큰 수혜를 받고 있습니다. AI 시장이 개화하는 지금 많은 기업들이 천문학적 금액을 지불하면서도 어떻게든 엔비디아 칩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CUDA라는 강력한 생태계를 일찌감치 조성한 엔비디아는 AMD나 인텔과 같은 후발주자가 쉽게 경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틈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AI기술은 단순히 기업 간 경쟁에서만 그칠 것으로 보이지 않습니다. 엔비디아 역시 각국 정부를 새로운 고객으로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Sovereign AI 사업을 진행하면서 각 국 정부가 자체 AI 역량을 구축하기 위해 엔비디아의 기술과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혹자는 AI 모델에서 학습에는 많은 처리 용량을 필요하기 때문에 엔비디아의 칩이 필요하였지만, 추론은 상대적으로 덜 까다롭기 때문에 추론용 칩 판매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영향력이 부족해질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지난 12개월 데이터 센터 매출의 약 40%는 추론용 시장에서 발생하였습니다. 젠슨 황 CEO는 훈련 뿐 아니라 추론 용에서도 엔비디아의 반도체의 강력한 지배력을 강조하였습니다.
또, 신제품 출시 사이클을 2년에서 1년으로 바뀌었습니다. 현재 GPT-4o는 빠른 반응속도로 시장의 놀라움을 선사했는데, 여기에는 엔비디아의 반도체 H200이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이 덕분에 더 빠른 추론 성능을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즉, 현재 AI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기업들은 더 좋은 칩을 엔비디아로부터 공급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미 출시된 H100 및 H200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H100의 리드타임이 1년에서 2-3개월로 줄어들긴 하였습니다만, 올해 말 출시될 Blackwell은 또 다른 엄청난 수요를 불러 일으킬 것입니다.
엔비디아의 미친 질주는 계속될까?
엔비디아가 보여준 지금까지의 매출 성장세는 솔직히 감히 예상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엔비디아의 미래는 장미빛만 가득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 지금이라도 엔비디아를 사야할까요? 저는 엔비디아를 바이 앤 홀딩하기에는 타기업대비 큰 단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엔비디아 주식을 사는 것은 리스크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엔비디아의 대부분 매출은 여전히 하드웨어 판매에 의존합니다. 아무리 엔비디아가 지속적으로 경쟁 우위를 가져간다고 하더라도 반도체는 시크리컬 산업입니다. 지금은 AI 경쟁 때문에 많은 기업들이 AI 가속기를 구매하는데 아낌없이 돈을 투자하고 있습니다만, 데이터 센터 용량이 과잉 공급되거나 기업의 AI 제품 개발 실패에는 엔비디아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처럼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고마진율이 지속적으로 유지가 가능하다고 생각이 됩니다만, 엔비디아의 현재 마진과 성장률은 솔직히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엔비디아도 이를 알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사업의 매출 확대를 노력하고 있습니다. Nvidia AI Enterprise 및 Omniverse 등 프리미엄 소프트웨어 제품을 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절대적인 매출 자체는 거의 대부분 반도체 판매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단기적으로 엔비디아의 모멘텀이 사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 AI 투자 열풍이 2-3년 지속된다고 한다면 엔비디아의 EPS 성장과 함께 주가 역시 계속 성장할 수 있다고 판단합니다. 그러나 주가는 미래를 반영하는 만큼 사이클이 꺾이는 신호가 보인다면 엔비디아의 주가 역시 크게 꺾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많이 투자를 하신분이라면 잘 알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메모리 반도체 역시 사이클이 왔을 때 엄청난 마진율을 보여줍니다. 산업을 면밀히 들여다보지 않는다면 이 산업의 사이클이 언제 꺾일지가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잘못된 타이밍에 주식을 구매했을 때 투자자가 겪는 어려움을 알아야 합니다. 아무리 지금 엔비디아의 미래가 장미빛처럼 보이지만 이러한 리스크를 알고 투자를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올해는 엔비디아의 질주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에 엔비디아가 예상을 뛰어넘고 사이클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면서 보여준 고마진 사업과 준수한 성장률을 유지한다면 2030년 까지 주가가 3,000 달러에 도달하는 것도 무리가 없어보입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엔비디아의 이러한 고마진이 지속될 것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현재 엔비디아를 매수한다면 단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엔비디아의 CFO는 현재 엔비디아 반도체를 사용한 데이터센터는 데이터가 들어가고 지능이 나오는 AI 공장이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FY2025 예상되고 있는 매출은 약 1200억 달러 정도입니다. 이는 전년 대비 약 97.79% 성장한 모습입니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인 FY2026 예상되는 매출은 약 1557억 달러로 29.22% 성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매출 총이익율을 75% 유지한다고 가정한다면 주당 EPS는 약 35$로 예측됩니다. 그렇기에 내년 이 시기 쯤 선행 PER 35배를 적용한다면, 주가가 1,225불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옵니다. 이제 막 AI 산업이 개화하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기업들과 각 국 정부들의 AI 공장을 위한 투자가 올해 역시 지속될 것 같습니다. 내년까지도 이러한 투자가 지속된다는 기대가 계속된다면 엔비디아는 여전히 상승할 수 있는 업사이드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개인적으로 엔비디아는 변동성이 큰 리스크가 있는 주식이라 생각합니다.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에 현 주가 레벨에서는 매수를 하지 않을 것이고, 혹시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가 훼손되지 않은 채 외부적인 노이즈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매수를 고려할 것입니다.
본 글에서 제시된 밸류에이션에 도달하기까지의 논리에서는 주관적인 생각이 많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틀릴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참고만 해주시기 바랍니다.
모든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Investment Story > 종목분석' 카테고리의 다른 글
테슬라 투자로 대박내고 싶은 분들 꼭 보세요. (1) | 2024.07.27 |
---|---|
저점으로부터 450% 상승한 메타, 미친 모멘텀 계속되나? (0) | 2024.06.23 |
AI의 강자는 언제나 구글이었다. (0) | 2024.05.19 |
애플, 아마존, 팔란티어: AI 시대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1) | 2024.05.08 |
테슬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뭘 사야 하지? (2) | 2024.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