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27. 23:23ㆍInvestment Story/종목분석
투자는 개인의 성향과 철학에 따라 같은 기업을 바라보더라도 결과가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경제적 해자를 가진 기업에 투자하여 훌륭한 경영진에게 장기간 믿고 맡기는 투자 철학을 가지고 투자를 하는 투자자 입니다. 오늘은 제가 보유하고 있기도 하고 지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테슬라가 실적발표도 하였고 주가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테슬라에 대한 투자 아이디어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다만, 저와 같은 투자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 않는 분들에겐, 이 글의 내용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음을 미리 말씀드립니다.
최근 테슬라가 실적 발표를 하였는데, EPS가 시장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하면서 실적 발표 이후 테슬라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였습니다. 테슬라가 이번에 발표한 조정된 EPS는 $0.52로 시장 컨센서스인 $0.62에 한참을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테슬라 주가에 강하게 베팅하고 있는 시장 참여자들은 크게 놀랐습니다. 주식을 팔아야 하나, 아니면 기회로 삼아야 하나. 시장은 늘 주식 시장에서 이러한 변동성이 발생할 때마다 왈가왈부하기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테슬라의 장기 전망을 믿는 장기 투자자의 관점으로 볼 때 아무것도 변한 것은 없습니다.
테슬라에 장기 투자하는 그 누구도 올해 테슬라의 실적이 엄청나게 좋아져서 주가를 견인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올해 전기차 성장은 둔화하였고,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사업을 위해 엄청난 투자를 집행하고 있으며, 구조조정 때문에 발생하는 구조조정 비용까지 모두 반영될 것입니다. 그나마 ESS 매출이 크게 성장하고 있다고 합니다만, 아직까지는 테슬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진 않습니다. 그럼 2024년에 테슬라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은 누구나 알고 있을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봅시다. 왜 투자자들은 테슬라에 투자할까요?
제가 감히 이야기 하자면 테슬라의 현재 주가 변동은 저와 같은 장기 투자자에겐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다만 변동성이 커지면서 주가가 굉장히 싼 레벨이 되면 매수할 찬스를 주는 것입니다. 아무리 장기 투자자에게도 실적이 중요한 것 아닌가라고 묻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테슬라가 3월 이후 크게 상승한 것은 테슬라의 실적이 좋아질 것을 기대하며 발생한 것이고, 이 기대를 저버리고 실적이 안좋게 나와 하락한 것 아니냐 라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계속해서 실적을 미스하는 것이 테슬라 장기 투자 함에 있어 위험을 나타내는 신호 아니냐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주식의 가격은 시장의 무수하게 많은 참여자들의 생각이 더해져서 나타나는 결과입니다. 아무리 장기 투자자라고 하더라도 분명히 뚜렷한 투자 아이디어를 가지고 투자해야 합니다. 테슬라 실적이 지속해서 부러질 것 같아 주주가치가 낮아질 것 같다고 생각하면 빨리 주식을 팔고 떠나야 합니다. 테슬라를 투자하기 위해선 현 시점에 거래하기 적정한 주가 레벨을 알아야 하고 얼만큼의 상승할만한 룸이 남아있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일론 머스크는 테슬라를 단순한 자동차 회사라고 이야기 하지 않습니다. 테슬라는 에너지 사업부터 AI 및 로보틱스까지 하는 회사라는 것입니다. 근데 중요한 건, 테슬라의 현재 재무제표를 보면 자동차 매출이 대부분이고,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ESS 매출이 상승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일론이 이야기 하는 자율주행 및 AI와 로보틱스 사업은 먼 훗날의 이야기입니다. 그럼 다시 테슬라 기업 시가총액에 대해 생각해보겠습니다. 현재 전세계에서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 중 가장 큰 회사는 도요타입니다. 도요타의 현재 시가총액은 약 3천억 달러입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약 6천 890억 달러 정도 입니다. 물론 도요타는 현재 기술인 내연 기관에서 전세계 1등 점유를 하고 있는 회사이고, 테슬라는 미래 기술인 전기차 부분에서 전세계 1등 점유를 하고 있습니다. 도요타의 10년 이후와 테슬라의 10년 이후의 예측치를 반영하고 있는 가격이란 점에서 단순 비교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전기차 부분에서 테슬라가 향후 10년간 시장 점유를 높게 가져갈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은 이제 어느정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전엔 이 부분에서도 크게 왈가왈부가 많았지만, 2023년 테슬라의 인도량은 약 181만대이고, 이 수치가 지속해서 증가하면서 명실상부 전기차 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면, 테슬라의 전기자동차 판매 사업만을 놓고 생각해서 도요타가 현재 평가받고 있는 3천억 달러를 주어도 너무 낙관적인 전망은 아니라고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물론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일단 그렇다고 치고, 여전히 테슬라는 3,890억 달러만큼 더 평가받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어느정도 테슬라가 강력한 우위를 보이며, 전기차 시대에서 최대 판매량을 가질 수 있는 업체로 거듭난다고 할 순 있지만, 테슬라가 이야기하는 다른 사업은 아직 누가 강력한 우위를 점할지 모르는 사업입니다.
테슬라는 자율주행으로 시작되는 로보택시 사업과 보험업, ESS 사업, 가상발전소 사업, 태양광 판매 사업, 배터리 셀 제조 사업 등과 더불어 최근엔 AI 기술과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사업이 긁지 않은 복권인 것입니다. 에너지, AI, 자율주행, 휴머노이드 로봇의 잠재 시장 크기는 굳이 수치를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기존 자동차 판매 시장보다 훨씬 더 클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을 통한 로보택시나, 휴머노이드 로봇을 통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는 사업에서 성공하게 된다면, 저는 감히 애플의 시가총액보다도 커질 수 있을만큼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테슬라의 주가를 바라본다면 전기차 회사로서의 경쟁력 + 긁지 않은 복권의 가격이 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 긁지 않은 복권의 가격입니다. 시장에서 이 긁지 않은 복권의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 생각하면 복권의 가격은 크게 상승하는 것이고, 반대로 당첨 확률이 낮아진다고 생각하면 복권의 가격이 낮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 돌아와서, 일론에게 맡기는 투자를 하는 장기투자자의 투자 마음가짐은 어때야 할까요?
저는 테슬라가 제가 생각하는 적정 가격 레벨에서 거래가 된다면 포트폴리오에서 제가 테슬라에게 줄 수 있는 비중만큼 분할해서 매수합니다. 저에겐 그 비중이 약 20%입니다. 그리고, 일론이 추진하는 사업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만 체크하면 됩니다. 제가 생각한 테슬라의 적정 주가 레벨은 예전에 테슬라를 분석한 글에서 뷰의 차이가 크게 없습니다. 2033년까지 매출 CAGR 21.12% 성장에 EBIT 마진이 13% 까지 성장할 수 있다고 예상했을 때의 테슬라의 적정 주가를 192불정도로 예상했었습니다. 이는 에너지 및 로보택시,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서의 무난한 성장을 예상한 수치입니다. 테슬라를 전기차 회사로서의 가능성밖에 보지 못한다면 주당 100불도 비싸다고 판단될 것입니다.
그러면 에너지와, 자율주행, 로봇 사업을 수행할 때 있어 테슬라가 어떤 강점을 갖고 있고, 일론이 어떻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를 지켜보는 것이 주주로서 해야 할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테슬라만 가지고 있는 압도적인 경쟁력은 단연 운전 데이터입니다. 테슬라가 확보하고 있는 운전 데이터는 그 어떤 기업도 확보하고 있지 못합니다. 현재 AI 학계에서 여러 논문들이 나오고 있는데, AI할루시네이션을 줄이고, 정확도를 높이는건 단연 사람들이 입력하는 고품질의 데이터라고 합니다. 물론 AI 기술이 현재 트랜스포머 알고리즘을 베이스로 한 것이 아닌 다른 기술로 발전하게 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 현재 기준에선 자율주행이 수년 내에 실현되고 어떤 기업이 지배적인 점유를 가져갈 것이냐 묻는 다면 그 기업이 테슬라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 복권이 당첨된다면, 제가 생각한 무난한 성장 시나리오를 넘는 큰 주가 성장이 나오겠죠.
두 번째로 생각해야 할 것은 로봇 사업에서의 테슬라의 강점입니다. 아무리 주행 데이터를 많이 보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습된 AI 이더라도, 로봇에게 필요한 AI 능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로봇에 필요한 AI 기술이라는 관점을 국한할 때는 테슬라의 강점이 특별하다고 볼 수 있지 않습니다. OpenAI, 구글, 엔비디아, 아마존 및 다양한 기업에서 로봇에 필요한 AI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테슬라가 이들보다 못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테슬라의 AI 기술 역시 뛰어나며, 일론 머스크가 만든 xAI의 지분 투자가 고려되고 있으며 여기서도 시너지가 발휘될 것이라 보입니다. 테슬라가 로봇 분야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건 하드웨어와 대량 생산 능력이라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휴머노이드 로봇은 기존 소프트웨어 AI 와 다르게 하드웨어가 필요합니다. 배터리도 필요하고 모터, 액츄에이터 등의 하드웨어가 필요한데, 이 부분은 테슬라가 타 소프트웨어 기업에 비해 강점을 갖고 있으면서도, AI 기술 자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습니다. 거기에 테슬라는 이미 많은 육체적 노동이 필요한 공장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사용처가 바로 있으며, 이를 활용한 로봇 학습에도 빠른 진전이 있을 것으로 봅니다. 즉, 로봇 산업에서도 테슬라는 큰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두 번째 긁지 않은 복권이 되겠습니다.
이러한 테슬라의 긁지 않은 복권은 테슬라 주가 자체에 변동성을 크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로보택시에 대해 발표한다고 하였을 때부터 테슬라의 주가가 크게 상승한 것을 투자자들은 기억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복권들의 당첨 결과가 올해, 그리고 내년에 발표될 것 같진 않습니다. 물론, 진행 상황에 따라 당첨확률이 올라갈 수도, 내려갈 수도 있고 이에 따라 테슬라의 주가 등락은 크게 달라질 것으로 보입니다.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너무 많은 사업을 수행하고 있지만, 놀랍게도 많은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목표 의식이 분명합니다. 그를 비롯한 테슬라의 경영진들이 올바로 사업을 잘 진행하고 있는지, 없는지를 지속해서 팔로업해야 할 것입니다만, 미래 사업 성공 여부에 전혀 관련이 없는 노이즈에 휘둘리는 것은 투자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단, 테슬라가 수행할 자율주행 사업이나 로봇 사업 등에서 경쟁력이 크게 훼손된다면 투자에 대한 뷰가 완전히 돌아 설 수 있습니다.
테슬라 투자를 지금 원하신 분들께 투자 아이디어에 대한 결론을 이야기 한다면, 로보택시나 로봇 사업처럼 시장 규모가 큰 영역에서 테슬라에 대한 성장에 대해 비관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지금 테슬라가 거래되는 가격은 비싸다고 이야기하겠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테슬라 주식을 산다는 것은 이 미래에 대해서 어느정도는 낙관적인 확신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확신은 본인에서 나와야 주식의 높은 변동성을 버텨낼 수 있고, 혹시 테슬라 주식으로 손해를 보더라도 자신이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이는 일론의 발언과도 일치합니다. 자율주행 못 믿겠다면 지금 주식을 팔라고 분명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테슬라의 강점들 때문에 테슬라의 경쟁력은 유효하다고 생각하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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