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 29. 00:58ㆍInvestment Story/종목분석
4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실적과 주가 움직임이 다양한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넷플릭스는 실적 발표 이후 큰 상승을 보여주며 주목받았지만, 인텔과 테슬라는 실적 발표 이후 큰 주가 하락을 경험하였습니다. 미국 주식 시장은 올해 AI 테마와 관련 기업들의 상승에 주목되고 있습니다. 인텔과 테슬라 역시 이 분야에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번 AI 랠리에는 참여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가 관심을 두고 있는 기업들인만큼 이번주엔 인텔과 테슬라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1. 실적은 좋았지만, 주가는 하락한 인텔
인텔은 4분기에 154억 달러의 매출과 48.8%의 매출 마진율, 그리고 주당 $0.54의 EPS를 달성하며 모두 지난 가이던스 대비 좋은 지표를 보여주었습니다. 이는 PC 수요가 되살아나면서 CCG에서 매출이 YoY 33%나 상승하며 매출을 견인한 결과입니다.
다만 데이터 센터와 인공지능 기술에 초점을 맞춘 사업부인 DCAI나 네트워크 및 엣지 컴퓨팅 기술에 초점을 맞춘 NEX 사업의 경우 매출도 줄고 영업 이익율 역시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AI 기술 랠리 속 많은 기업들이 하드웨어에 투자하고 있는데 인텔이 이 수혜를 못받고 있는 건 현재 인텔의 제품이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사업부는 인텔 주가에 있어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사업부입니다. 매출은 63%나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많은 투자 때문에 영업 손실은 커져가고 있는 모습입니다. 모빌아이는 괜찮은 성장세를 보여주고는 있습니다.
인텔의 CEO 팻 겔싱어는 IDM 2.0 전환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공정 리더십을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합니다. 2030년까지 두 번째로 큰 외부 파운드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이는 삼성전자의 포지션을 제치겠다는 이야기입니다. 반면 1분기에는 불확실한 칩 수요로 인해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다고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제시한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22억 달러에서 132억 달러의 범위로 시장에서 예상한 141억 달러를 한참 하회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EPS 역시 $0.13 를 제시하며 시장 전망치였던 $0.33에 한참 못 미치는 가이던스를 제시하였습니다.
업데이트된 인텔의 실적과 가이던스를 이용해서 밸류에이션을 다시 한 번 해봐야겠지만, 인텔에 투자하게 된다면 투자아이디어는 인텔의 공정기술이 얼마나 빠르게 개선이 되느냐일 것입니다. 인텔의 공정기술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어 삼성전자를 제치고 TSMC와 필적할만한 파운드리 사업을 벌일 수만 있다면, 지금의 주가 하락은 매수자들에겐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반대로 공정기술의 성장속도가 지난 날 인텔이 보여준 모습 그대로 경쟁자에 비해 뒤처진다면 기존 사업에서도 고전을 겪지 못하는 인텔의 주가는 더 낮아질 수 있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tuzNseOIRyk
지난 밸류에이션 업데이트시, 파운드리 사업이 정상 궤도에 들어간다면 적정 주가 약 74달러로 계산하였고, 애널리스트들의 기본 컨센서스로 계산한 밸류에이션은 약 38달러로 계산하였습니다. 인텔에 대한 저의 포지션은 여전히 중립입니다. 다음에 인텔의 사업에 대한 또다른 정보가 나온다면 밸류에이션을 업데이트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2. 악재가 겹치는 테슬라
테슬라 역시 실적 발표 이후 12%나 폭락하면서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2023년 총 매출은 967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 성장으로 나쁘지 않은 것 같은 성장을 보여주었지만, 19% 성장한 기업이 테슬라라고 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일론 머스크는 과거 2020년 어닝콜에서 매년 50%의 판매량 증가가 있을 것이라 이야기했기 때문입니다.
테슬라의 2023년 차량 인도량은 180만대로, 전년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성장세는 전기차 시장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우려를 투자자 사이에서 불러 일으키고 있습니다. 더욱이 BYD의 성장세도 테슬라에게 경쟁적 위협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4년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고 불확실성만 증가하고 있는 모습은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테슬라는 이번 실적발표에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했습니다. 생산량도 증가하고 인도량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비용절감을 통해 원가를 절약하고 있고 저비용 차량 역시 개발하고 있습니다. FSD와 옵티머스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론 머스크는 늘 자신이 넘치는 CEO 였고, 실제 가까운 미래에 달성하지 못할 목표도 일단 뱉어내서 투자자들을 열광하게 만들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왠지 이번 컨퍼런스 콜에선 그런 모습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앞서 테슬라에서 AI 및 로봇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자신이 지분의 25%를 보유해야 한다고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현재 그의 지분은 13%이며, 미사용 주식 옵션을 고려하면 약 20%까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25%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AI와 로봇 기술을 성장 시킬 때 본인의 생각이 관철되기 위해서는 이 지분이 늘어나야 한다는 이야긴데, 언뜻 보면 주주들을 협박하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더 좋은 스톡 옵션 패키지를 내놓던가, 아니면 특수 의결권을 갖는 주식을 내놓으란 이야기입니다. 이런 머스크의 거버넌스 논란은 늘 있어 왔고 종종 테슬라 주가에 영향을 미쳤습니다만 머스크의 리더십이 테슬라의 성장에 큰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CEO 리스크는 중립적으로 바라보겠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Q-jrHj6OL8
그럼 폭락한 테슬라의 주가가 앞으로 어떻게 될지가 중요하겠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극히 적은 비율로 테슬라를 구매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두 달전 제가 테슬라에 대해 밸류에이션을 하였을 때 적정 주가는 주당 $205로 평가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실적을 보고 2024년에도 안좋아질 판매량을 고려하여 재밸류에이션을 한다면 이보다 낮게 적정 주가가 평가될 것으로 보입니다. 제 밸류에이션은 일반 투자자분들께서 참고하시기엔 오류 가능성이 높으니, 가치평가를 정말 잘 하시기로 유명한 다모다란 교수님이 하신 테슬라 밸류에이션을 보면서 테슬라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다모다란 교수님은 2023년 10월에 테슬라에 대한 가치평가를 업데이트하셨습니다. 기존 테슬라의 영업 이익률 예상치를 16%를 잡았고, 이는 자동차 회사 치고는 상당히 높은 수치입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2022년 이를 상회하는 이익률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2023년에 보여준 테슬라의 영업 이익률은 상당히 저조하였고, 결국 2023년을 종합해보면 9.2%의 영업이익률 밖에 달성하지 못하였습니다.
이런 낮아진 테슬라의 영업이익률을 보며 다모다란 교수님은 테슬라의 앞으로 영업이익률에 미칠 만한 세 가지 스토리에 대해서도 이야기하였습니다.
먼저 사이버트럭입니다. 머스크는 사이버트럭의 이익률이 고급 제품보다 낮을 것이고, 전용 생산 시설이 필요할 수 있어 재투자 비용이 추가적으로 들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매출 면에서는 물론 큰 상승이 있겠으나, 이익률 측면에서는 생각을 해볼만한 대상인 것입니다.
다음으론 FSD입니다. FSD는 여전히 논란의 대상입니다. 다른 자동차 업체에도 문을 열게 되겠지만, 이번 실적발표에서 어떤 자동차회사도 아직까지 FSD에 관심을 주고 있다는 이야기는 없습니다. FSD 기술의 발전에 따라 로보택시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고 FSD의 성공 여부에 따라 영업이익률이 천차만별이 되겠죠.
마지막으론 가격 인하입니다. 가격 인하 자체로는 이익률 입장에서 무조건 부정적입니다. 가격을 낮춤으로 인해 시장 점유를 올리고 판매량을 늘린다면 가격 인하의 부정적인 부분을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이는 경쟁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다모다란 교수님은 각각의 사업에 따라 다른 영업이익률 전망을 해야 보다 정확한 밸류에이션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다모다란 교수님은 테슬라의 네 가지 사업을 각각 분리하여 매출 성장치와 영업 이익률 전망치를 제시하였습니다.
먼저 자동차 사업입니다. 테슬라의 2033년 자동차 매출을 5천억 달러로 전망하였습니다. 이는 전체 자동차 마켓의 20%를 테슬라가 점유한다는 가정치가 담겨있습니다. 이는 현 시대 시장 점유율 1위인 도요타의 약 11%를 훌쩍 넘는 비중입니다. 굉장히 공격적인 전망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영업이익률을 10%로 전망하였습니다. 올해 기아의 영업이익률이 11.6%로 굉장히 잘나왔습니다. 창사 이후 최초의 두자리 수의 이익률이라고 하는데요, 많은 것을 자동화시킬 테슬라가 달성할 목표로는 개인적으론 조금 낮은 수치이지 않나 싶습니다.
다음으로 에너지와 FSD 및 로보택시 사업을 통틀어 2033년 매출을 2천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습니다. 지금 자동차 판매를 제외한 2023년에 기록한 매출이 143억 달러에 불과하니 기타 사업이 약 14배 성장하는 것을 전망한 것입니다. 이 사업의 각각의 영업이익률은 16%, 21.81% 그리고 30%이니 이익률도 상당히 높게 전망하였습니다.
그렇게 하여 종합적으로 다모다란 교수님이 산출해낸 테슬라의 적정 주가는 주당 약 180달러 수준입니다. 현재 거래되는 수준이랑 비슷한 정도입니다. 2023년 10월에 계산한 것이니 약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만, 테슬라의 매출 전망치는 조금 더 암울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2024년에 전기차 시장이 밝아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럼 테슬라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테슬라의 적정 주가가 이를 바탕으로 업데이트되면 더 떨어지겠는가가 질문이 되겠죠.
저는 단기적으로 테슬라 주가가 안좋아질 수 있다는 전망엔 동의합니다. 2024년에 매출 성장도 둔화하고 이익률도 감소하면, 테슬라에 대한 비관적인 뉴스만 쏟아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중요한건 본질이 바뀌었느냐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테슬라는 최고 수준의 전기차 기술을 가지고 있고, 최고 수준의 AI 기술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올라가고 내려가는 구간이 있습니다만, 투자 결정을 할 때 본질이 훼손되었는지 아니었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전기차 시장과 AI 기반 자율주행 시장은 분명 열릴 것이고 저는 여전히 테슬라가 거기 선두에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모다란 교수님께서 스토리를 넘버로 바꾸는 과정에서 넣지 못한 사업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로봇 사업입니다. 저는 향후 5년 정도 이후, 로봇 사업은 자동차 사업만큼 성장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테슬라가 로봇 기술의 최선두에 있느냐는 것은 여전히 질문으로 남을 수 있겠습니다만, 로봇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필요한 조건은 모두 갖추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배터리, 액추에이터 기술은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학습 능력인 AI 기술입니다. 이미지 데이터를 수집하는 FSD와 이를 학습시키는 슈퍼컴퓨터 도조 기술은 테슬라의 핵심입니다. 로봇이 최적화 되기 위해서는 인공지능 기술이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테슬라는 이를 쥐고 있습니다.
현재 가격이 저렴한가에 대해서도 여전히 의문이 남습니다만, 적어도 구매할만한 가격에는 접근한 것 같다라는 생각은 있습니다. 지금 가격에서 안전마진이 있느냐라고 질문을 받는다면, 그렇다라고 대답을 할 순 없습니다. 테슬라와 같은 기업을 안전 마진이 있는 가격으로 사기엔 어렵다라고 대답을 대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술적 해자가 존재하는 기업이라 생각한다면 매력적인 구간이라고 생각하고 올해 주가가 더 하락을 한다면 5년 10년 자산을 불려가고 싶은 장기투자를 하는 사람들에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에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틀릴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테슬라의 전기차 및 로봇 사업에 대해 확신이 있는 투자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이렇게 한 주간 이슈가 되었던 인텔과 테슬라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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