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3. 22:44ㆍInvestment Story/Portfolio
올해 초 계획했던 것처럼 8월 초는 부모님의 은퇴 포트폴리오를 업데이트 하고 투자 전략에 대해 소개하는 글을 올립니다. 부모님의 은퇴 포트폴리오는 제 투자 계좌보다 현금흐름을 조금 더 신경 쓴 포트폴리오입니다. 포트폴리오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 최근 코스피 시장을 비롯하여 기술주 분위기가 너무 안좋은데 이 이야기를 먼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8월 2일 오전 7월 미국 비농업 고용 보고서가 발표되었고, 실업률은 4.3%로 예측치인 4.1%를 상회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그 결과, 세인트루이스 연준에서 공개하는 실시간 삼의 법칙 침체 지표는 경기침체를 가리켰습니다. 삼의 법칙은 최근 3개월의 실업률 평균치가, 12개월 최저치보다 0.5% 포인트 높아지면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는 법칙입니다. 거기에 더해 7월 미국 ISM 제조업 PMI지수 역시 시장 예측치인 48.8보다 낮은 46.8을 기록하였습니다. PMI는 50을 기준으로 업황의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데, 넉 달 연속 위축을 나타내며 경기가 이미 침체에 빠진 것이 아닌가 하며 주식 시장이 급격하게 냉각되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어떡해야 할까요? 침체가 확실하다면 지금이라도 주식을 다 팔고 시장을 떠나야 할 타이밍인 것 같은데요. 저는 여기서 투자의 대가의 지혜를 얻고자 합니다. 그 대가는 바로 하워드 막스입니다. 투자를 오래 하신 분들이라면 잘 알고 있을 하워드 막스이지만, 투자의 경력이 짧은 분들을 위해 짧게 하워드 막스를 짧게 설명하자면, 하워드 막스는 세계적인 투자 회사 오크트리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공동 창업자이며 회장으로 오랜 기간 투자를 성공적으로 이끈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투자 철학과 투자에 대한 생각을 메모로 발행하고 있는데, 워런 버핏 조차 하워드 막스의 메모를 극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하워드 막스가 7월 "The folly of Certainty" 라는 제목의 메모를 작성하였습니다. 이 내용을 가지고 저에 현재 투자에 대한 생각과 이와 더불어 부모님의 현재 포트폴리오와 투자 전략에 대해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같이 어지러운 시장 상황에서는 매크로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하면서 시장을 예측하려는 사람들의 발언이 인기가 많고 투자자들 역시 그런 것에 관심이 많습니다. 재미있기도 하고, 예측한대로 시장이 흘러가 내 수익에 도움이 된다면 도파민이 분비되서일까요? 거시 경제 자체를 예측하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고 분명 투자 결정을 할 때 도움을 줍니다. 그러나 한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거시 경제 예측을 통해 투자 전략을 극단적으로 짜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하워드 막스의 메모 역시 이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The Folly of Certainty", 한국어로 직역한다면 확신의 어리석음 정도로 해석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하워드 막스는 그 누구도 거시 경제에 존재하는 수많은 변수와 무작위성을 예측할 수 없다고 이야기 합니다. 따라서 올바른 투자자의 자세로 "반드시 미래엔 - 할 것이다. 또는 하지 않을 것이다", "반드시 해야 한다. 또는 할 수 없다." "항상, 결코" 와 같은 용어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합니다. 거시 경제를 예측하는 예로 정치가 이러면 이렇게 작용할 것이다. 경제가 이러니 이럴 것이다. 현재 시장 상황은 이렇게 흘러가니 투자는 이렇게 해야 한다 라는 것은 투자 예측가가 즐겨 사용하는 표현입니다. 그러나 정치, 경제, 시장 그 무엇도 확실하게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하워드 막스는 이야기 합니다.
먼저 정치에 대해 막스의 메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2016년 거의 많은 사람들이 확신하던 것은 힐러리가 트럼프를 대선에서 이길 것이고, 정말 낮은 확률로 트럼프가 당선이 된다면 주식 시장이 무너질 것이라는게 컨센서스였습니다. 실제 결과는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하였고, 주식시장은 다음 14개월간 약 30% 상승하였습니다. 트럼프가 당선되었을 때, 주식시장을 떠났다면 30%의 상승 기회를 놓쳤을 것입니다. 지금도 정치에 대해 예측이 난무하고, 그 예측에 따른 전략도 무수하게 많습니다. 그러나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은 예측입니다.
하워드 막스는 거시 경제 예측에 대해서도 언급하였습니다. 2021년 연준은 인플레가 일시적이라 전망하였지만 그렇지 않았습니다. 연준마저 예측하기 어려운 것이 거시 경제입니다. 2022년 중반에는 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이 경기를 침체시킬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실제론 경기 침체가 오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우리가 확신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건 어떠한 경제학자들이라도 미래에 대한 예측에 대해 확신하면 안된다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막스는 시장 예측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2022년 10월부터 연준이 향후 20개월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것이라 예측한 자가 있다고 해봅시다. 이를 예측한 자는 지금까지 그 예측이 맞았습니다. 그러나 이 예측을 통해 극단적으로 주식 시장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면, 그 이후 상승한 S&P500 에서 50%의 상승 기회를 놓쳤을 것입니다.
하워드 막스는 마크 트웨인의 말을 인용합니다. "당신이 모르는 것이 당신을 어려움에 빠뜨리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확실히 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닐 때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리고 아래와 같이 메모에서 이야기 합니다.
심리적 변동과, 비이성, 그리고 무작위성의 영향을 받는 분야에 확신이 설 자리가 없습니다. 정치와 경제가 그런 분야이고,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분야에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사람은 없지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고, 지속해서 예측하려고 합니다. 확신을 피한다면 문제를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확신을 피할 것을 강력히 권합니다.
올해 하워드 막스의 또다른 메모에선 리스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는데요. 거기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 중에 하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 것 조차 리스크라는 것입니다. NHL선수 이야기를 인용하며 이를 설명하는데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슛은 100% 빗나간 것과 마찬가지다." – NHL 명예의 전당 헌액 선수 웨인 그레츠키
저는 솔직히 향후 12개월 이내 경기가 침체로 빠질지 아니면, 지금의 시장의 반응은 일시적인 노이즈에 의해 발생하고 다시 AI 기술발 시장 랠리가 펼쳐질지 예측할지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어떤 미래 전망의 확신을 가지고 제 전략을 풀로 베팅할 수 가 없습니다. 다만 랠리가 지속될 때 어떻게 하면 시장보다 높은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지, 만약 침체에 빠진다면 그에 대한 나의 포지션은 무엇인지를 고려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시장에서 완전히 떠나는 것조차 리스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속적으로 화폐의 양이 많아지는 자본주의의 특성상 시장은 장기적으로 우상향할 수 밖에 없는데, 시장을 완전히 떠나는 것 역시 리스크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는 주식, 채권, 현금등의 자본 배치를 지속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식으로 시장이 흘러가더라도,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 전략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7월 31일자, 부모님의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며, 저의 투자에 대한 생각을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위 표는 올 5월 11일자 포트폴리오이고, 아래는 한 분기가 지난 시점에서의 포트폴리오입니다. 솔직히 처음 부모님 은퇴 포트폴리오 전략을 초기에 구성하였을 땐 SCHD보다 높은 배당 수익률과 높은 주가 상승률을 거두는 것이 목표였습니다만, 중간에 전략을 수정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제 능력의 범위(Circle of Compedence) 때문입니다. 워런 버핏과 찰리 멍거는 자신의 능력의 범위를 아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깁니다.
이는 하워드 막스의 확신의 어리석음의 이야기와도 이어집니다. 무작위성의 영향을 받는 많은 것을 예측하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그나마 투자에서 확률 높게 예측할 수 있는 단 한가지가 있다면, 제 능력에서 허락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가격입니다. 일반적으로 시장은 매우 효율적입니다. 가치투자자는 효율적 시장 가설을 부인하며, 시장의 비효율성을 이용해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전설적인 가치 투자자로 알려진 워런 버핏 역시 시장은 일반적으로 매우 효율적이라 이야기 합니다. 비효율적으로 거래되는 가격의 증권을 찾는 건 정말 어렵습니다. 이를 장기간 오래 잘하기 위해선 나의 능력의 범위를 잘 아는것이 중요합니다. 워런 버핏의 경우엔 뱅크 오브 아메리카, 가이코,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의 금융업과 코카 콜라와 시즈 캔디 같은 소비재업 등이 바로 그 능력의 범위입니다. 워런 버핏은 이런 능력의 범위는 IQ의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얼마나 내가 그 산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고, 그 비즈니스의 모델을 밸류에이션을 잘할 수 있느냐입니다. 투자를 하다 보면 내가 이 산업에 대한 예측을 그나마 다른 산업에 비해 잘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겠죠.
저의 경우엔 아직 부족하지만 그래도 테크 기업들과 반도체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밸류에이션 하는데 조금 더 우위를 보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 역시도 과거 성적으로 도출해낸 결과이니 미래에는 바뀔 수 있으니, 늘 겸손하며 언제든지 알파가 아닌 베타를 노리는 전략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다시 돌아와서, 제가 초기에 내새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저는 제 능력 밖에 있는 기업을 분석하며 포트폴리오에 추가하였던 것 같습니다. 올해 운이 좋아서 그 포트폴리오가 나쁘지 않은 수익률을 달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제가 잘하는 투자로 전략을 바꾸려고 합니다. 채권과 현금은 늘 보유하면서 가되, 배당 수익은 베타를 추종하는 ETF를 가지고 가려고 합니다. SCHD와 DGRW ETF를 가지고 가며, 남은 주식 포트폴리오는 제가 관심있어하고, 제 포트폴리오에서도 투자하는 기술주를 투자하여 토탈 리턴을 시장보다 약간 높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을 목표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현재 부모님 은퇴 포트폴리오의 구성은 미국 장기채 약 15%, 단기채 11%와 현금 7.6%를 보유하고 나머지 약 66.4% 주식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 중 17.23%가 현금흐름을 위한 배당 ETF 입니다. 올 해 지속적인 리밸런싱을 통해 배당형 ETF 비중을 30%까지 올리고 기타 35%로 알파를 노리는 전략을 취할 것입니다. 참고로 올해 부모님 은퇴 포트폴리오의 배당을 포함한 토탈 리턴은 7월까지 15.22%를 기록하였고, 동기간 S&P500이 15.78%의 수익을 보이고 있으니 약간 하회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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